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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기로운 투석생활

건강한 투석생활을 위한 주의사항

by 분홍애비 2022. 1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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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생각나는 주제들이 많이 없다 보니(사실 주제는 많이 생각나지만 쓸 수 있는 게 한정되어 있군요) 블로그가 투석일기가 되어버릴 것 같다는 불안감이 뇌리를 스치고 지나갑니다.

어쨌든, 오늘은 병원에 다니면서 귀가 닳도록 들었던 주의사항(?)에 대해 썰을 풀어볼까 합니다.

 

크게 세가지로 나눠보고자 합니다.

 

첫째, 무기질(K, P, Na 등등) 조절

둘째, 수분조절

셋째, 혈관건강

 

1. 무기질(K, P, Na 등등) 조절

제가 경험한 것을 토대로 하자면 칼륨(K)과 인(P) 조절이 가장 중요하고, 반면에 가장 까다로운 것 같습니다.

투석 병원에서 매달 혈액검사를 하게 되면 인슐린이 어쩌고, 빈혈이 어쩌고 하는 얘기들이 있긴 하지만 사실 크게 와닿지도 않는 데다가 별 이상이 없어서 그런지 딱히 문제가 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없어서 크게 관심이 없습니다.

하지만 칼륨과 인의 경우에는 항상 관리 잘 하라고 환자들이 의사들에게 잔소리를 듣는 항목이다 보니 주의를 하게 되더군요..

 

투석환자의 경우 신장기능 저하로 무기질을 제대로 배출하지 못하기 때문에 칼륨(K)이 체내에 계속 쌓이게 될 경우 고칼륨혈증(칼륨농도 5.5mEq/L이상, 정상수치는 3.7~5.3mEq/L)이 오게 됩니다. 고칼륨혈증의 증상으로는 근육 쇠약, 호흡 부전, 부정맥, 심장마비 등으로 심한 경우 투석환자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습니다.  칼륨은 주로 후식으로 많이 먹는 사과, 포도, 키위 등 과일류와 간혹 식사 대체재로 먹는 바나나, 고구마, 그리고 당근, 시금치 등 녹황색 채소에도 많이 들어있어서 사실 거르기 시작하면 먹을 수 있는 게 별로 없습니다. 특히, 건강을 생각한다고 채식을 하게 되면 집중적으로 칼륨을 섭취하게 됩니다. 

 

칼륨이 많이 함유된 음식 (이미지 출처 : shutterstock)

그렇다고 안먹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 검색을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채소류는 1~2시간 동안 물에 담가놓으면 괜찮아진다던가, 조리해서 먹으면 칼륨 섭취가 덜하다 등의 방법이 있습니다. 하지만, 집에서 편히 쉬면서 식이요법을 하면 모를까 직장인의 경우 회사에서 주는 밥과 밖에서 외식을 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보니 병원에서 정기적으로 검사결과 확인하면서 칼륨조절제를 복용하는 게 제 경우에는 최선인 듯합니다.

 

인(P) 역시 체내에 계속 쌓이면 고인산혈증이 발생합니다. 인의 경우 장에서 칼슘과 결합하여 물에 녹지 않는 인산염을 형성하므로 칼슘이 장에서 흡수되는 것을 방해하고 그 결과 골연화증, 골다공증 등 뼈와 관련된 부분에 악영향을 줍니다. 담당 의사 선생님의 말씀을 그대로 옮기자면 "늙어서 고생합니다"라고 하네요. 인이 많은 음식은 육류, 유제품, 가공식품, 탄산음료 등으로 평소에 패스트푸드, 회식(고기), 커피(카페라테) 등을 주의하셔야 합니다. 역시 음식 조절 외에 인결함제(칼슘성분)를 복용하여 조절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절대적인 비유가 되지는 않겠습니다만 제가 생각할 때 칼륨이 높으면 어느 날 갑자기 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인이 높으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건강이 나빠진다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인이 많이 함유된 음식 (이미지 출처 : shutterstock)

 

2. 수분 조절(feat. 나트륨)

투석환자의 경우 수분배출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에 수분을 많이 섭취하게 되면 몸에 수분이 쌓여 부종이 발생하게 됩니다. 주로 더운 여름에 시원하게 물을 마시거나, 음식을 짜게 먹을 경우 물을 많이 마시게 되는 게 원인이라 투석환자에게는 음식을 싱겁게 먹도록 권장하고 있습니다. 물론 나트륨도 칼륨이나 인처럼 혈중 나트륨함량이 올라가면 두통, 경련 등의 증상이 있다고는 합니다만,  체감상 칼륨, 인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보다는 경미한 느낌이고, 오히려 나트륨으로 인해 물을 많이 마시게 되는 상황이 더 관리가 필요한 항목이라고 생각됩니다.

보통 투석환자의 경우 다음 투석일까지 몸에 쌓이는 수분을 고려하여 '건체중'을 관리하는데 투석이 끝나고 다음 투석일(보통 2~3일)까지 건체중 대비 적게는 2~3kg, 많은 경우 5kg이상 늘어오는 환자들이 대부분입니다.(이게 다 수분입니다.) 수분이 몸에 많이 쌓이게 될 경우 고혈압이 생기고, 반대로 투석 후에 수분을 4~5kg씩 빼고 나면 저혈압이 생기기도 합니다. 간혹 저혈압으로 이해 투석 후 귀가 중에 쓰러지시는 분들도 있다고 하니 최대한 수분조절을 통해 투석량을 조절하는 게 필요합니다.

제 경우는 역시나 밖에서 식사를 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음식을 싱겁게 조절하기 용이하지 않아서 총량을 줄이는 방법으로 접근방식을 바꿨습니다. 아무리 싱겁게 먹어도 양을 많이 먹으면 그만큼 나트륨 및 수분 섭취가 많아질 테니까요

처음엔 금방 배가 고파져서 적응하는데 좀 어려움이 있었으나, 이제는 나이가 먹어서 그런지 적응이 돼서 그런지 나름 소식좌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3. 혈관 건강

신장은 회복되는 장기가 아니기 때문에 만성 신장병 환자의 완치는 신장이식입니다.  따라서 혈액투석 환자도 언젠가 있을 이식을 위해 꾸준히 관리가 필요합니다. 혈관 건강의 경우 투석병원에서 별다른 언급이 없어서 크게 신경 쓰고 있지는 않았는데 이번에 대학병원에서 장기이식 코디네이터와 상담하고 나니 중요하겠구나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혈액투석을 오래 하는 환자들의 경우 여러 요인으로 인해(지금 찾아보니 '인'과다섭취도 원인 중에 하나군요) 혈관석회화가 발생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신장이식이 불가능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합니다. 또한, 이식에 성공하더라도 혈관 건강이 좋지 않으면 신장에 혈류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다시 기능소실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고 합니다.

 

 

정리하면, 칼륨, 인, 나트륨 등 결국 음식 섭취와 관련된 항목이니 즐겁고 건강하게 조절해서 먹고, 평소에 관리하면서 슬기로운 투석생활을 이어나가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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